전문직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대가 오고 있다. 오늘은 우리 일상에 스며들어 온 AI 전문가에 대해 살표 보고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오랫동안 전문성과 경험이 요구되던 직업들, 예컨대 변호사, 의사, 교사와 같은 직군은 인간 고유의 직업이라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인공지능(AI)의 비약적인 발전은 이러한 통념을 무너뜨리고 있다. 지금 우리는 전문직조차 AI와 함께하거나, 때로는 대체되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AI는 더 이상 단순 반복 작업을 대신하는 도구에 머물지 않는다. 법률 자문, 질병 진단, 맞춤형 교육 설계까지 수행하는 '전문가형 AI'가 일상에 스며들며, 우리의 직업관과 신뢰의 기준, 교육과정까지 재편하고 있다.
AI 변호사, 의사, 교사의 등장 – 어디까지 와있나?
AI가 법률, 의료, 교육 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된 건 생각보다 최근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자연어 처리(NLP)와 딥러닝의 발전 덕분에 인간 수준의 판단, 상담, 예측 능력을 갖춘 AI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법률 분야: AI 변호사의 역할
대표적인 예로 미국의 DoNotPay는 “세계 최초의 로봇 변호사”로 불리며, 교통 위반 항소, 소비자 권리 보호, 계약서 검토 등 간단한 법률 조언을 자동화한다.
대형 로펌에서는 이미 계약서 분석, 판례 검색, 소송 전략 제안 등 AI의 법률 리서치 기능을 적극 활용 중이다.
인간 변호사가 몇 시간이 걸릴 일을, AI는 몇 초 안에 처리하며, 동시에 수많은 문서를 검토할 수 있다.
● 의료 분야: AI 의사의 정확도
IBM의 Watson은 한때 암 치료 분야에서 AI 의사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현재는 Google DeepMind의 AlphaFold가 단백질 구조 예측을 통해 신약 개발에 활용되고 있다.
영상 진단 분야에서는 AI가 흉부 엑스레이, 유방 촬영, CT, MRI 등에서 종양이나 이상 징후를 인간 의사보다 더 정확하게 진단하기도 한다. 중국과 한국 일부 병원에서는 진료 기록을 분석해 질병 예측, 맞춤형 처방, 건강관리 상담을 자동화하는 AI 시스템이 상용화되고 있다.
● 교육 분야: AI 튜터와 맞춤형 교육
대표적으로 Khan Academy의 AI 튜터 ‘Khanmigo’는 학생의 학습 수준에 맞는 문제를 제시하고, 이해도를 추적하며 피드백까지 제공한다. AI는 학생의 성향, 학습 속도, 이해도에 따라 완전히 맞춤화된 커리큘럼을 제시할 수 있다. 교사들은 AI를 활용해 학습 관리, 과제 채점, 수업 계획 자동화 등에서 도움을 받으며, 더 중요한 대인 관계 중심 교육에 집중할 수 있다.
전문직의 경계가 무너지는 사회 – 장점과 기회는?
AI가 전문 영역에 깊이 들어오면서, 그 혜택 또한 실로 막대하다. 효율성 증대는 물론이고, 서비스 접근성의 확대와 전문성의 민주화라는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 누구나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시대
과거엔 법률 상담이나 의료 자문을 받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었지만, AI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빠르고 저렴한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예컨대, 간단한 법률 상담은 무료 AI 챗봇으로도 가능하며, 의료 질의응답도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 전문가의 업무 효율 극대화
AI는 반복적이고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을 대신 수행함으로써, 전문가가 보다 창의적이고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변호사는 전략 수립에, 의사는 환자 상담에, 교사는 개별 학생 지도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다.
● 새로운 직업과 융합 가능성
AI를 활용한 법률/의료/교육 기술은 새로운 직업군을 만들어낸다. 예: 의료 AI 설계자, 교육 콘텐츠 최적화 엔지니어, 법률 데이터 아키텍트 등. 이로 인해 기존 전문가들이 기술과 융합된 하이브리드형 인재로 전환할 기회가 생긴다.
우리는 준비되어 있는가? – 한계와 윤리, 그리고 공존
하지만 AI의 도입이 늘수록, 기술의 한계와 윤리적 고민 또한 커지고 있다. 인간 전문가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가능한가? 아니, 그것이 과연 바람직한 일일까?
● 책임 소재와 신뢰의 문제
의료 AI의 진단이 오진일 경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법률 AI의 조언으로 손해를 입었을 때, 사용자가 보상받을 방법은 있는가?
교육 AI가 편견 된 데이터를 학습했을 경우, 특정 집단에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처럼 AI의 판단은 ‘책임성’과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는 전문직이 가진 핵심 가치인 ‘신뢰’를 위협할 수 있다.
● 감정적·사회적 요소는 대체 불가능
교육은 단지 지식 전달이 아닌, 학생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일이다. 의료 상담은 환자의 불안을 진정시키는 정서적 공감이 중요하고, 법률 상담도 인간적인 해석이 필요할 때가 많다. 즉, AI가 할 수 있는 영역은 많지만, 인간 전문가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오히려 앞으로의 전문가는 AI와 공존하며 협업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다.
● 공정한 접근성과 데이터 편향 문제
AI는 훈련 데이터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만약 편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할 경우,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또한, 고품질 AI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에 정보 격차, 기술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선 기술 도입 초기부터 윤리적 설계, 정부의 규제, 사회적 토론이 병행되어야 한다.
AI 전문가가 일상화되는 사회는 더 이상 상상이 아니다. 법률, 의료, 교육의 핵심 영역에 AI가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는 이들 분야의 ‘표준’이 AI 기반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단지 기술적 발전만이 아니라, 사람과 기술 사이의 새로운 역할 분담과 윤리적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
미래의 전문가는 더 이상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하고, 보완할 수 있는 전문가가 진정한 의미의 ‘인간 전문가’가 될 것이다.